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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글[시,수필]

다시 음미하는 음유시인의 하모니/뚜아에모아

라이프케어 김동우 2014. 3. 24. 09:36

 

 

 다시 음미하는 음유시인의 하모니 / 뚜아에모아

 

 

 

                                                                                                                                               김 동 우

 

 

7080 시절, 내겐 청량한 파도를 타고 온 음악이 있었다. 방송마다 거의 트로트 음악이 주류를 이루던 시절, 어느 날 라디오에서 우연히 흘러나오던 새로운 노래에 귀가 번쩍 뜨였다. “그 언젠가 만나자던 너와 나의 약속......” 혼성듀엣이 부르는 처음 듣는 이 아름다운 하모니는 한창 감수성이 예민하던 학창시절, 단번에 나의 마음을 사로잡고 말았다.

 

나중에야 그들이 '뚜아에무아'라는 걸 알게 되었고, 유난히 음악을 좋아하던 나는 그 날 이후 틈 날 때마다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끼고 그들의 노래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시나브로 팬이 된 나는 음절마다 문학의 향기가 배어 있는 듯한 뚜아에무아의 신선하고도 감미로운 하모니와 통기타의 선율에 매료되었고, 나도 모르게 그들의 노래를 마음 깊은 곳에 간직하게 되었다.

 

 

 

 ⓒ 1969 ~ 1970년도의 뚜아에무아 이필원 박인희

 

 

 "방울소리 울리는 마차를 타고 콧노래 부르면 님 찾아 갔네......", "그리운 사람끼리 두 손을 잡고 마주 보고 웃음 지며 함께 가는 길.....", “추억 속의 스카브로여 나 언제나 찾아가리.....”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등

이필원과 박인희로 구성된 뚜아에무아의 주옥 같은 노래들은 그렇게 내 마음에 자리를 잡고 나의 감성을 매만져 주곤 했다.

 

 

 세월은 흔적도 없이 참 많이도 흘러 나도 어느덧 지천명의 고갯마루에 서 있다. 가버린 세월은 어찌할 수 없지만, 그래도 그 시절 음악은 남아 지금도 그 감성 그대로 들을 수 있음은 얼마나 큰 축복인가!

 

 바쁜 세상살이에 가끔 여유로운 시간이 생기면 음악을 듣고 노래를 즐겨 부른다. 옛음악을 듣다보면 이필원의 노랫말처럼 추억이 흘러내려 가슴에 젖어드는 것 같다. 하모니카 홀더를 목에 걸고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이필원의 모습과 긴 생머리에 청바지를 입은 박인희의 모습이 떠오르고, 거기에 나의 푸른 시절 모습이 수채화처럼 오버랩되기도 한다.

 

 ⓒ 1970년대 솔로 시절의 이필원 

 

  이필원과 박인희에 매료되는 것은 그들이 빚어내는 기품 있는 조선백자 같은 하모니는 물론, 그들이 각각 책을 두 권씩이나 낸, 이 시대의 진정한 음유시인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문학적 감성을 바탕으로 한 음악은 여타의 포크 음악과 구분되는 면모가 있었다. 그동안 우리는 ‘음유시인’이라는 말을 더러는 남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필원은 국내 최초로 시집을 낸(1976년) 가수로 우리가요사에 기록되어 있고, 2006년엔 두 번째 시집을 출간한 바 있고, 문학을 전공한 박인희도 시집과 수필집을 출간하였으며, 지금까지도 문학적 향기를 자아내는 이필원ㆍ박인희야말로 음유시인 중 음유시인이라 할 수 있다.

 

 

 그 동안 작곡에 전념하던 이필원은 현재 한국포크싱어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뚜아에무아를 추억하는 팬들의 부름에 팀을 다시 결성하여 팬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이필원과 하모니를 이루어 뚜아에무아의 음악을 들려주는 사람은 현역시인이자 아동문학가인 장수경이다. 섬세하고 정갈한 그녀의 음색은 예전의 박인희와 흡사한 면이 있고, 문학을 전공한 점과 시낭송을 하는 모습을 보면 박인희와의 공통분모가 다분하기에 이필원과 장수경이 자아내는 하모니를 들으면 나는 학창시절 뚜아에무아를 만나는 느낌이 든다.

 

세월은 흘러도 '이필원과 뚜아에무아' 팬카페 (http://cafe.daum.net/Endkdpahdk )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팬들의 요청이 있기에 두 사람은 여러 번 무대에서 뚜아에무아의 음악을 들려 주었다. 즉, 뚜아에무아는 아련한 추억 속에 간직된 것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 숨 쉬는 현재 진행형인 것이다. 음유시인 이필원과 장수경으로 재구성된 뚜아에무아의 새로운 음반이 탄생되길 기대해 본다.

 

 

 

  ⓒ 2007~2009년 뚜아에무아 이필원 장수경

 

 

 빠른 속도로 변화하며 자극의 수위를 높여나가는 우리의 대중음악을 젊은 층에선 환호하지만, 이미 추억을 먹고 사는 우리 세대에선 그 시절, 그 노래들이 한없이 그립기만한데, 다행히 7080음악들을 간간히 접할 수 있고, 무엇보다 학창시절 나의 우상이었던 뚜아에무아가 현재진행형으로 우리들 곁에 있다는 사실에 행복을 느낀다. 오늘 저물녘엔 아내와 함께 종종 듣는 추억의 음악들을 올려놓고, 나란히 창가에 기대어 장산을 넘는 해를 바라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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