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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파린' 대체 약 나왔다

라이프케어 김동우 2014. 11. 21. 11:06

'와파린' 대체 약 나왔다

 

 

 

기존에 쓰이던 유일한 약 '와파린', 음식 제한·뇌출혈 위험
신약, 혈액 굳히는 단백질 막아 효과… 100배 비싼 약값은 부담


고혈압이 있던 최모(63)씨는 3년 전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 진단을 받았다. 심방세동이 있으면 뇌졸중 위험이 높기 때문에 혈압약에 항응고제(抗凝固劑·혈액을 묽게 해 혈액이 굳는 것을 막는 약)인 '와파린'을 추가해 복용했다. 그러나 혈압약 때문에 항응고 효과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아 매달 와파린 처방 용량이 달라졌다. 최씨는 약을 철저히 먹었지만 지난달 말 뇌출혈로 응급실에 실려갔고, 응급수술을 마친 뒤 열흘 만에 퇴원했다.

 

 

 

 

◇출혈 위험 와파린, 60년 넘게 사용


와파린은 혈액을 응고시키는 비타민K의 활동을 막아 혈액을 묽게 만든다. 혈전 위험이 높은 심방세동·심장판막 질환자가 주로 쓴다. 1940년대 정체가 밝혀진 후 60년 넘게 쓰이고 있지만 의사나 환자의 만족도는 모두 낮다.

 

이유 중의 하나는 와파린을 복용하는 환자는 음식을 마음대로 먹기 어렵다는 것이다. 비타민K를 피해야 하는데, 시금치·상추·깻잎·양배추·브로콜리·냉이 같이 녹색 채소에는 기본적으로 비타민K가 들어 있다. 콩에도 풍부해 두부·된장·청국장도 피해야 한다. 환자 중에는 "먹을 반찬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와파린 복용 환자는 또 지혈이 잘 안 되기 때문에 칼이나 송곳 같이 뾰족한 물건은 물론, 양치질도 조심해야 한다. 치과 치료나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 반드시 의사에게 미리 알려야 하고, 대장내시경으로 용종을 발견해도 바로 떼어낼 수 없다. 수술을 받기 위해선 일주일 정도 약을 끊어야 하고, 수술 후 다시 약을 써도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일주일 정도 기다려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방오영 교수는 "와파린을 끊으면 보름 정도는 혈전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 뇌경색이, 심장혈관을 막으면 심근경색이 생긴다. 실제로 위암 수술을 위해 와파린을 끊었던 환자가 수술 전 날 뇌졸중으로 병원에 실려온 사례도 있다.

 

 

 

 


와파린을 써 혈액이 과도하게 묽어지면 뇌출혈 위험도 높아진다. 이 비율이 약 20%나 된다. 와파린으로 인한 뇌출혈은 서양인에 비해 동양인이 4배 더 잘 생긴다.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구자성 교수는 "뇌출혈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와파린의 적정량을 찾는게 중요한데 쉽지 않다"며 "매달 혈액 검사를 해서 약의 용량을 정하지만 적정 용량을 투여하는 비율은 50% 남짓으로 서양인(70~80%)보다 낮다"고 말했다. 비타민K 섭취가 서양인보다 많고, 비타민K의 대사와 관련된 유전자의 형태가 서양인과 다른 것이 추정되는 이유다.

 

 

 

◇뇌출혈 위험 낮춘 항응고제 개발


2000년대 후반부터 와파린의 단점을 보완한 항응고제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자렐토(바이엘), 프라닥사(베링거인겔하임), 엘리퀴스(BMS)가 나와 있다. 이들 약은 와파린처럼 혈액을 응고시키는 비타민K의 활동을 막는 게 아니라, 혈액 응고와 관련된 단백질의 활동을 막아 뇌출혈의 위험을 줄인다. 환자는 음식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된다.

 

또한 효과를 보는 데 하루면 되기 때문에 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는 그만큼 뇌졸중의 위험에 노출되는 기간도 짧다. 하루치 약값은 3500~3700원 정도로 와파린(30~40원)의 100배가 넘지만 뇌출혈로 인한 2차적인 비용까지 따지면 오히려 더 경제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강경훈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