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 논란 겪던 한방면역연구회
항암제 ‘한방 천지산’, 안전성 입증
쥐 동물실험서 독성변화 관찰 안돼 … 法製 거쳐 독성 제거, 약효 증대
한방천지산네트워크의 항암제 ‘한방 천지산’이 동물실험에서 안전성을 입증했다. 이 회사는 최근 한방 천지산을 실험용 래트에게 경구 투여한 결과 한방 천지산과 관련된 독성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고 12일 밝혔다.
실험에 사용된 한방 천지산은 비소에서 독성을 제거하고 법제(法製)한 ‘천지산’(테트라스, 육산화비소)’이 모태다. 그동안 천지산의 원료가 되는 비소는 인체에 독성을 띠어 한방 천지산의 독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회사는 바이오톡스텍에 의뢰해 2015년 12월부터 3개월간 실험용 래트 40마리를 암수 각각 5마리씩 대조군, 저용량군(8.25㎎/㎏), 중용량군(16.5㎎/㎏), 고용량군(33㎎/㎏) 등으로 나눠 4주간 한방 천지산을 매일 경구 투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대조군에게는 메틸셀룰로오스를 먹였다. 투여액량은 모두 5㎖/㎏으로, 개체별로 측정체중에 따라 양을 조절했다. 실험기간 일반증상관찰, 체중·사료 섭취량 측정 등을 실시했다. 투여 개시일부터 1주일마다 래트의 반응을 관찰했다.
연구결과 투여기간 내 사망례를 관찰되지 않았다. 고용량군 중 수컷 1마리에서 9·10·11·13일에서 불규칙호흡이 보였지만 이후 회복돼 시험물질에 의한 독성변화는 아닌 것으로 판단됐다. 체중, 사료섭취량 등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
고용량군 중 수컷에서는 대조군 대비 간세포의 손상 및 기능저하를 나타내는 문맥 주위 간세포 공포화(hepatocellular vacuolation)와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었지만 암컷에서는 투여 용량 대비 상관성이 나타났다. 다만 암컷 고용량 군에서는 5마리 중 4마리(1마리는 mini, 3마리는 slight)에서 경미한 공포화 소견을 보였으나 혈액생화학적 검사 상 시험물질과 관련된 독성변화는 아니며 자연발생적 또는 우발적인 현상이라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천지산은 2003년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아 서울아산병원에서 천지산에 대한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2005년 나온 1상 임상결과 수술이나 방사선 및 항암제 치료 등에 반응하지 않아 다른 치료법에 없었던 15명의 말기암(자궁경부·설·후두·요로·위·폐·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천지산을 투여한 결과 15명 중 10명(66.7%)의 암 진행을 일정 기간 막을 수 있어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불변’ 기준에 해당하는 효과를 보였다. 이 중 2명의 자궁경부암 환자와 1명의 두경부암 환자는 암 세포가 괴사되는 효과까지 관찰됐다.
비소는 독성을 갖고 있지만 한의학에선 석웅황(As₂S₃, 비소화합물)을 고전적 약재로 썼을 만큼 일련의 법제를 거치면 안전하다.
법제란 천연물 생약의 독을 없애거나 약효를 증대시키는 한방 제조 행위다. 비소는 1970년대부터 백혈병 치료제로 사용돼 왔다.
한방 천지산 법제를 계승해온 김정진 한방면역연구회 회장은 천지산에 한방 면역효소를 병용 투여하는 방식으로 암치료에 나서고 있다. 면역효소는 당귀·삽주·형개·길경·황기를 특수 발효시킨 것이다. 인터페론-감마(INF-γ)와 종양괴사인자(TNF-α)를 유도해 항암 및 항아토피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방천지산네트워크의 김정진 대표원장은 “지난해 100여명의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방 천지산을 처방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간독성이나 신장독성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법제 과정을 거치면 독성은 극미한 수준으로 사라지고 암 환자에게 필요한 약리작용만 남게 된다”고 설명했다.
글/취재 = 동아닷컴 라이프섹션 정희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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