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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암치료제로 부상한 ‘면역항암제’

라이프케어 김동우 2016. 4. 28. 19:40

 

 

 

3세대 암치료제로 부상한 ‘면역항암제’

 

[주목 이 약] 다양한 기전으로 암세포 무력화 

 

면역항암제가 표적항암제에 이어 차세대 암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1세대 암치료제인 화학항암제는 암세포와 함께 정상세포까지 공격하고, 이 문제를 해결한 2세대 암치료제 표적항암제는 암세포가 약물에 대한 내성을 획득해 재발 가능성이 있다. 면역항암제는 인체 면역을 이용한 치료 효과로 1세대, 2세대 암치료제의 문제를 모두 극복하면서 3세대 암치료제로 확고히 자리 잡고 있다.

 

현재 국내 시판되는 면역항암제는 MSD의 `키트루다`, 오노약품공업의 `옵디보`, BMS의 `여보이`, 녹십자셀의 `이뮨셀-LC` 4개 약에 불과하다.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로슈, 유한양행 등 국내외 제약사에서 너도나도 면역항암제 시장에 뛰어들어 곧 암치료제 시장에서 면역항암제의 입지는 확연히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3세대 암치료제로 주목받는 면역항암제에 대해 알아본다.

 

체크포인트억제제, 면역항암제 시장 장악

 

현재 국내 출시된 면역항암제는 체크포인트억제제와 면역세포치료제 2가지다. 면역항암제 시장의 주도권은 현재 체크포인트억제제가 쥐고 있다. 국내에 출시된 4개 면역항암제 중 3가지 약이 체크포인트억제제인데 옵디보, 키트루다, 여보이가 그것이다. 출시가 가시화되고 있는 면역항암제도 대부분 체크포인트억제제다.

 

체크포인트억제제의 원리는 암세포와 면역세포가 결합해 면역세포가 비활성화되는 것을 차단하고, 그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잡도록 돕는 것이다.

 

T-세포는 급속하게 증식하는 종양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종양세포 표면의 리간드(PD-L1, PD-L2)가 T-세포 표면의 수용체(PD-1)와 결합하면 T-세포의 활성이 저하돼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할 수 있는 면역체크포인트(Immune Checkpoint)가 발생한다. 면역항암제가 면역체크포인트를 억제해 T-세포는 제 역할을 해낸다. 

 

키트루다, 바이오마커로 시장 장악 가능성 커  

 

현재 국내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약은 키트루다이다. 키트루다는 페브롤리주맙 성분으로 면역세포의 수용체 PD-1을 억제해 PD-L1과의 결합을 막는다. 현재 흑색종과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판매되고 있지만 향후 대상 암종은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MSD 관계자는 "현재 키트루다 단독요법 또는 타 치료제와 병용요법으로 소세포폐암, 두경부암, 신장암, 혈액암 등 30가지 이상의 암종에 대한 치료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라며 "세계적으로 300여개 임상시험기관 약 80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키트루다에 대한 관심이 높은 이유 중 하나는 경제성 때문이다. 면역항암제는 약이 비싸기 때문에 사용 여부를 결정할 기준이 있으면 약물에 반응할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을 선별할 수 있는데, 현재 PD-L1 발현율(TPS) 50%가 키트루다 투여를 위한 기준인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국 MSD는 지난 2015년 항암제사업부까지 별도로 신설하며 의욕적으로 영업에 나서고 있다. 

 

➋ 옵디보, "PD-L1 발현과 상관없이 효과"

 

현재 옵디보와 여보이를 판매하고 있는 BMS는 자체 개발한 여보이보다 오노약품공업이 개발해 BMS가 권리를 확보한 옵디보에 더 큰 시장성이 있다고 본다. BMS 관계자는 실제 "옵디보의 매출이 2020년까지 BMS 전체 매출의 3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옵디보의 매출액이 폭발적 성장세를 낼 것으로 분석하는 이유는 옵디보가 PD-L1 발현과 상관없이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한국BMS 관계자는 "옵디보는 니볼루맙 성분으로 면역세포의 수용체 PD-1을 억제해 PD-L1과의 결합을 막는다"며 "최근 유럽의약품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에서 전이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대한 적응증 확대 권고를 받아낸 임상시험 결과, PD-L1 발현과 상관없이 생존율이 향상됐다"고 밝혔다.

 

현재 옵디보는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신장암 치료제로 쓰이고 있는데, 대상 적응증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최근 식약처로부터 PD-L1 발현과 상관 없이 화학요법에 실패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와 BRAF 야생형인 악종 흑색종 1차 치료제로 허가받았다. PD-L1 발현률을 바이오마커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세계 시장에서 키트루다보다 적응증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➌ 첫 면역항암제 여보이, 흑색종 국한으로 약세? 

 

여보이는 국내에서 가장 빠른 2014년 12월에 허가된 면역항암제이다. 여보이는 이필리무맙 성분으로 면역세포 표면에서 과도한 면역작용을 방지하는 수용체인 CTLA-4를 억제해 면역력을 강화한다.

 

수술이 불가능하거나 전이성 흑색종 환자에게 사용하는 1차 치료제로 활용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대상 적응증이 흑색종 환자에 국한됐기 때문에 현재 출시된 면역항암제 중에서는 향후 성장 전망이 가장 부진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2020년 매출액 전망치는 2015년의 150%로, 결코 약세라 할 수 없다. 

 

➍ 국내 유일 항암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LC 

 

면역세포치료제인 면역항암제도 나와 있다. 녹십자셀의 이뮨셀-LC가 바로 그것이다. 이 면역항암제는 T-세포 배양기술과 면역활성화 기술을 결합시킨 것으로, 개인별 맞춤생산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환자의 혈액에서 면역세포를 추출한 후 체외에서 증폭·강화시킨 뒤 다시 환자의 몸에 주입한다.

 

이뮨셀-LC는 면역세포치료제 시장을 점차 키워나가고 있다. 현재 적응증은 간암에 국한돼 있으나, 뇌종양 등으로 적응증이 추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이뮨셀-LC는 지난해 매출100억원을 돌파했으며, 이에 힘입어 녹십자셀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다양한 기전의 면역항암제 개발 속속 이뤄져 

앞으로 출시될 면역항암제는 다양한 기전으로 시장을 더 키워나갈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국내 출시가 임박한 면역항암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두발루맙과 로슈의 아테졸리주맙으로, 면역세포가 아닌 암세포의 PD-L1을 차단하는 기전의 약이다. 기존 출시된 면역항암제가 면역세포의 약점을 보완한 것이라면, 항PD-L1 기전의 약은 면역세포를 잡는 암세포의 손을 묶는 것이다.

 

두발루맙은 국내에 가장 먼저 등장할 새 면역항암제로 꼽힌다. 이 약물은 방광암 적응증으로 미국 FDA에서 혁신치료제 지정을 받은 바 있다. 국내에서도 세브란스병원 등에서 임상 3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백금착제 항암제로 한 차례 치료했거나 치료 중에 종양이 진행된 방광암 환자들을 위한 치료제로 연구되고 있다.

 

아테졸리주맙도 곧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아테졸리주맙은 현재 흑색종, 폐암, 신장암, 혈액암 등을 대상으로 지난해부터 국내서 3상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CTLA-4억제제 트레멜리무맙도 개발 중이다. 한국아스트라제네카 관계자는 "현재 두발루맙과 트레멜리무맙의 병용요법도 여러 암종에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로슈도 20개 이상의 또 다른 면역항암제를 연구 중이다. T-세포와 결합해 자가면역질환을 일으키는 OX40, 지락자극인자1 수용체 CSF1R, 항원-표출 세포의 면역-자극 수용체 CD40 등에 작용하는 다양한 기전의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는 것. 제약업계에선 로슈의 이같은 행보를 보고 면역항암제 시장의 상대적 후발주자인 로슈가 기존 강점을 가진 유방암 표적항암제와의 시너지를 활용해 선발주자들을 곧 추격할 것으로 본다.

 

최근에는 국내 제약사들도 면역항암제 시장에 속속 뛰어들며 분주한 모습이다. 후보물질을 보유한 외국 회사와 합작하거나 자체 연구로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는 것.

 

유한양행은 지난 3월 2일 미국 항체신약 개발업체 소렌토와 합작투자회사 이뮨온시아를 설립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면역항암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소렌토가 보유한 면역체크포인트억제제 후보물질 3종의 기술을 제공받아 연구를 진행한다는 복안이다. 국내 제약사가 의약품 개발을 목적으로 해외 업체와 합작회사를 설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제약사가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내고 있는 분야는 면역세포치료제다. 체크포인트억제제 같은 화학물질 기반의 약보다 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인데,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현재 녹십자셀이 개발 중인 CAR-T는 면역항암제 기전의 종합판으로 불리며 주목받고 있다. CAR-T의 전임상은 올해 예정돼 있다. JW크레아젠도 간암 면역세포치료제로 현재 국내서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아직까지 면역항암제 시장은 다국적 제약사가 주도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국내 제약사들도 나름의 방식으로 그 뒤를 맹렬히 추격하고 있다. 따라잡으려는 자나, 앞서 가려는 자 모두 피가 마르겠지만 암환자나 의사들에게 희망적인 상황인 것은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