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둘 /김동우
나에게는 이 세상에서 가장 이쁜 딸 둘이 있다
백화점에서 와이샤스랑 넥타이가 필요하면
색상과 디자인을 고르는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양복 입는 것 부터
스마트폰 악세사리도 딸들이 챙겨주니
어얼리 어댑터가 된 기분이고
때로는 스무살 시절로 회귀한 느낌도 들 때가 있다
때로는 아내랑 다투고 난 뒤
아무 말 안하고 홀로 삐져 있으면
여자는 요렇게 저렇게 해 주어야 한다고
코치를 해 주는 든든한 우군이기도 하다
가끔 가족끼리 외출을 할 때는
아이들의 취향에 맞추어 주기 위하여 어쩔수 없이
스타벅스, 아웃백,옵스,엔젤니어스 같은 곳을 자주 간다
그 것도 자주가니 적응도 되고
딸들 덕택에 젊음의 향기를 느낄 수 있어 좋다
저 나이에 용돈이 많이 필요할 텐데
오늘은 내가 쏜다고 하는 장녀
결국 나중에 아내 몰래
용돈하라고 돈을 챙겨주지만
마음씀씀이가 이뻐서 그저 미소만 짓는다
생일날 , 결혼 기념일에는
돈보기를 들고 보아야 할 정도로
깨알 같은 글씨가 적힌
작은 축하 카드를 받으면 운전대 앞에 걸어놓고
색이 바랠 때 까지 보고 또 본다
아들 없어 기죽을까봐 걱정하는 아빠를 위하여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예술이면 예술
모든 분야에 남자들보다 더 당당하게
성장해 가는 모습에
어께에 힘이 팍팍 들어간다
올 해 스무 다섯살이 되는 큰 딸이
첫 봉급을 받으면 그 돈 전부를
엄마 아빠 해외 여행 보내준다는 말에
이 녀석이 벌써 이렇게 많이 컸나
괜시리 마음 든든함을 느껴 본다
장녀는 나름대로 책임감이 느끼는지
아빠 엄마 노후는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돈 벌어서 엄마 아빠에게 다 주겠다고 한다
에효...
요놈아 그래가지고 언제 시집갈래 말 하면
싱긋이 웃기만 한다.
힘든 객지 생활
여유롭지 못 한 생활비로 잘 버텨주고
6년 동안 공부한 큰 딸이
그저 대견스럽고 자랑스럽다.
울 딸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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