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 늘어난 한국인 이제 암은 일상이다
암 환자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 박차
기사입력 2011-02-08 15:24 최종수정 2011-02-08 16:03
암환자가 70만명을 웃돌고 암환자 10명 중 6명이 5년 이상 생존한다. 암은 더 이상 `남의 일`로 치부할 수 없는 우리 모두에게 직면한 공통의 관심사가 됐다.
유근영 서울대 의대 암역학전문교수(전 국립암센터 원장)는 "암은 생명노화 현상의 한 형태"라며 "평균 수명이 늘어났기 때문에 누구나 암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암이 한국인 사망 원인 1위로 급부상한 것은 1983년부터다. 2008년 통계에 따르면 전체 한국인 사망자의 28%, 즉 4분의 1이 넘는 사람이 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4명 중 1명이 암으로 죽는 셈이다.
◆ 동양인의 암 감소, 서양인의 암 증가 추세
= 암환자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08년 복지부 통계를 보면 암환자는 해마다 17만명씩 새롭게 발생한다. 이들 중 약 6만5000명 정도가 사망하고, 나머지는 생존한다. 결과적으로 한국엔 암환자가 70만명 정도 살아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한 경제적인 손실 역시 비례한다. 현재 암환자 급증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은 14조원에 육박한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인의 암 역학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다. 동양인에게 주로 발병하는 위암, 간암, 자궁경부암 등은 발병 속도가 늦어지고 일부에서는 조금씩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서양인의 암으로 불리는 대장암, 유방암, 폐암 등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한국인의 식습관이 서구화되고, 운동량이 줄어드는 등 환경적인 영향으로 볼 때 당분간 이 같은 암 역학 트렌드는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암환자의 연령 또한 젊어지고 있다.
이 같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정부는 1996년 국가암관리사업 10개년계획을 발표했다. 1기 사업에서는 암환자 진료를 통해 사망을 막는 일에 주력했다. 그 결과 암환자의 54%가 5년 이상 생존하는 성과를 거뒀다. 2006년 제2기 사업에서는 암 예방에 집중했다. 암 발생 자체를 막는 일에 주력하겠단 포부다.
실제로 우리나라 암 검진사업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모범적이다. 박종혁 국립암센터 암정책지원과장은 "현재 전 국민 50%에게 암 검진사업을 하고 있다"며 "검진시스템이 정착되면서 암 조기 발견이 늘고 초기 치료로 인한 예후도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지난 10년 노하우로 새로운 치료법 개발 박차
= 전반적으로 과거 10년 동안에 암환자를 생존시키는 치료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수술은 갈수록 축소되고, 이조차도 비침습적으로 이뤄지는 추세다. 내시경과 로봇수술 등으로 암 치료가 확장되고 있다. 맞춤형치료가 가능해졌고, 항체를 활용한 표적치료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시점이다.
노동영 서울대병원 암병원장은 "지난 10년은 암 치료의 각 분야에서 가장 인상적인 성과를 남긴 시간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를 원동력으로 향후 10년은 더 빠르고 획기적인 암 치료의 역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4~5년 사이 병원 암센터 특화 및 협진 시스템 구축으로 한국 암치료의 수준은 급격하게 높아졌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선진국과 비교해 부족한 부분이 많다. 치료법 개발에서 기본이 되는 임상연구와 기초연구에 대한 부분이 대표적이다.
심영목 삼성서울병원 암센터장은 "임상시험은 의료진의 의지만 갖고 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도움이 절실한 분야"라며 "기초적으로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임상연구를 진행하기 때문에 임상연구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연구 자체가 반드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에 조건 없는 기업의 후원과 국가 지원도 활성화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 암 환자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
= 장기 생존하는 암환자가 늘어나면서 최근 이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의료계 안팎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2008년 1월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삼성암센터 내 교육센터다. 이곳에서는 암환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암 관련 정보, 상담 및 교육을 제공한다. 현재 △선배 환우와의 만남 △암과 부부의 성 △생활관리와 사회복지 정보 △요가, 치유명상 △가족의 대화기술 등 30여 개의 통합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조주희 삼성암교육센터 교수는 "암 환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효과적인 환자 재활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암 환자가 치료 이후 건강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교육 등 사회안전망이 갖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 참여도 눈에 띈다. 이미 10년 전부터 암환자를 위한 후원을 시작한 아모레퍼시픽은 대표적인 기업의 사회적 공헌 모범사례로 꼽힌다. 아모레퍼시픽은 2000년 9월 한국유방건강재단 설립을 후원했다. 당시 총 10억원의 기본재산 출연을 약속하고, 2년여 간의 준비과정을 거쳤다.
이후 재단과 함께 11년째 유방암 예방 의식 고취 및 유방암 퇴치를 위한 `핑크리본 캠페인`을 후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암 치료 과정에서 겪는 외모 변화로 인해 고통받는 환우에게 스스로 외모를 가꿀 수 있도록 돕는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캠페인을 펼치며 암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조경진 매경헬스 기자]
유근영 서울대 의대 암역학전문교수(전 국립암센터 원장)는 "암은 생명노화 현상의 한 형태"라며 "평균 수명이 늘어났기 때문에 누구나 암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암이 한국인 사망 원인 1위로 급부상한 것은 1983년부터다. 2008년 통계에 따르면 전체 한국인 사망자의 28%, 즉 4분의 1이 넘는 사람이 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4명 중 1명이 암으로 죽는 셈이다.
◆ 동양인의 암 감소, 서양인의 암 증가 추세
= 암환자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2008년 복지부 통계를 보면 암환자는 해마다 17만명씩 새롭게 발생한다. 이들 중 약 6만5000명 정도가 사망하고, 나머지는 생존한다. 결과적으로 한국엔 암환자가 70만명 정도 살아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한 경제적인 손실 역시 비례한다. 현재 암환자 급증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은 14조원에 육박한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인의 암 역학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다. 동양인에게 주로 발병하는 위암, 간암, 자궁경부암 등은 발병 속도가 늦어지고 일부에서는 조금씩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서양인의 암으로 불리는 대장암, 유방암, 폐암 등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한국인의 식습관이 서구화되고, 운동량이 줄어드는 등 환경적인 영향으로 볼 때 당분간 이 같은 암 역학 트렌드는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암환자의 연령 또한 젊어지고 있다.
이 같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해 정부는 1996년 국가암관리사업 10개년계획을 발표했다. 1기 사업에서는 암환자 진료를 통해 사망을 막는 일에 주력했다. 그 결과 암환자의 54%가 5년 이상 생존하는 성과를 거뒀다. 2006년 제2기 사업에서는 암 예방에 집중했다. 암 발생 자체를 막는 일에 주력하겠단 포부다.
실제로 우리나라 암 검진사업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모범적이다. 박종혁 국립암센터 암정책지원과장은 "현재 전 국민 50%에게 암 검진사업을 하고 있다"며 "검진시스템이 정착되면서 암 조기 발견이 늘고 초기 치료로 인한 예후도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지난 10년 노하우로 새로운 치료법 개발 박차
= 전반적으로 과거 10년 동안에 암환자를 생존시키는 치료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수술은 갈수록 축소되고, 이조차도 비침습적으로 이뤄지는 추세다. 내시경과 로봇수술 등으로 암 치료가 확장되고 있다. 맞춤형치료가 가능해졌고, 항체를 활용한 표적치료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시점이다.
노동영 서울대병원 암병원장은 "지난 10년은 암 치료의 각 분야에서 가장 인상적인 성과를 남긴 시간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를 원동력으로 향후 10년은 더 빠르고 획기적인 암 치료의 역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4~5년 사이 병원 암센터 특화 및 협진 시스템 구축으로 한국 암치료의 수준은 급격하게 높아졌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선진국과 비교해 부족한 부분이 많다. 치료법 개발에서 기본이 되는 임상연구와 기초연구에 대한 부분이 대표적이다.
심영목 삼성서울병원 암센터장은 "임상시험은 의료진의 의지만 갖고 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도움이 절실한 분야"라며 "기초적으로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임상연구를 진행하기 때문에 임상연구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연구 자체가 반드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에 조건 없는 기업의 후원과 국가 지원도 활성화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 암 환자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
= 장기 생존하는 암환자가 늘어나면서 최근 이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의료계 안팎의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2008년 1월 국내 최초로 문을 연 삼성암센터 내 교육센터다. 이곳에서는 암환자와 일반인을 대상으로 암 관련 정보, 상담 및 교육을 제공한다. 현재 △선배 환우와의 만남 △암과 부부의 성 △생활관리와 사회복지 정보 △요가, 치유명상 △가족의 대화기술 등 30여 개의 통합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조주희 삼성암교육센터 교수는 "암 환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 효과적인 환자 재활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암 환자가 치료 이후 건강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교육 등 사회안전망이 갖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업 참여도 눈에 띈다. 이미 10년 전부터 암환자를 위한 후원을 시작한 아모레퍼시픽은 대표적인 기업의 사회적 공헌 모범사례로 꼽힌다. 아모레퍼시픽은 2000년 9월 한국유방건강재단 설립을 후원했다. 당시 총 10억원의 기본재산 출연을 약속하고, 2년여 간의 준비과정을 거쳤다.
이후 재단과 함께 11년째 유방암 예방 의식 고취 및 유방암 퇴치를 위한 `핑크리본 캠페인`을 후원하고 있다.
이 밖에도 암 치료 과정에서 겪는 외모 변화로 인해 고통받는 환우에게 스스로 외모를 가꿀 수 있도록 돕는 `메이크업 유어 라이프` 캠페인을 펼치며 암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조경진 매경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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