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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 글[시,수필]

행복도 복사가 된다

라이프케어 김동우 2015. 4. 22. 08:39

 

 

 

 

행복도 복사가 된다/김동우

 

업무상 필요한 많은 자료는 사무실에서 복사를 하면

비용도 비싸게 들지만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관계로

대학교 앞 복사집을 수 년 동안 이용하는 단골 가게가 있다.

 

노년이 된 아저씨와 아줌마는 늘상 갈 때마다

얼굴에 미소가 있고 찾아오는 손님들을 정겹게 대해 주기에 

복사를 기다리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도 하였는데.

알고보니 장모님 고향이랑 같은 곳에 살다가 부산에 오신 분들 이다.

그런 계기로 더욱더 가깝게 지냈고

 

노 부부가 주말이 되면 가는 부산 근교의 농장에도 초대를 해주어

고구마랑 채소도 얻어 먹곤 했다.

친척도 아니지만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다보니

삼촌처럼 이모처럼 느껴지는 부부이다.

 

어느날 우연히 복사할 것이 있어 들렸다가

맏겨놓은 책을 찾으러 온 한 여인이 있었다.

주인 아저씨는 이 책을 복사하면서 내용이 참 좋더라 하길래

잠시 그 책을 대충 넘겨 보았다.

사찰에서 스님께서 불자들을 위하여 여러가지 이야기를 한테 모아

책으로 만든 것 이었다.

 

글 내용이 하도 좋길래,

나는 그 여자 분에게 미안하지만

그 책 복사를 한권 하고 싶은데 내일 찾아 가시면 안 되겠습니까.

양해를 구했다.

그 여자분은 흥쾌히 승락을 하였고 나도 그 다음날 그 책 한 권을

손에 넣을 수가 있었다,

 

가만히 생각하니 내 때문에 한번더 걸음을 하는 번거로움과

귀찮음이 있을 것 인데 .

선뜻 상대를 위하여 배려하는 마음이 너무 고와서

승용차 안에 있던 석굴암 부처님 사진을

한장 드려야 겠다는 생각으로

주인 아저씨에게 그 여자분이 오시면 주라고 부탁을 하였다.

책 제목은 "길을 묻는 그대에게" 라는 것 인데

좋은 내용의 글들이 많았다.

 

그리고나서 그 책을 아내에게 읽어 보라고 주었는데

또 주위의 다른 분들이 글 내용이 너무 좋다고 복사를 해달라고 하는

몇 분이 있어  그 책을 가게에 들고가서 3권을 더 복사를 하였다.

 

한권에 만원...

세권이면 삼만원을 드리고 갈려고 하는데

가게 아줌마는 다른 분들을 위하여 복사하는 것 이기에

5천원을 다시 내어 주었다.

그냥 5천원을 깍아 주고 싶다면서 빙그레 웃으셨다.

 

에공,,,

아줌마...

이래가지고 남는 거 있습니까....

아줌마는 괜찮다는 말씀만 하신다.

 

5천원.....

밥 한끼 먹을 수 있고

초코파이를 몇 박스 살 수 있고

아프리카에서 밥을 못 먹는 아이들에게

며칠 동안 밥을 먹을 수 있는 돈.

부자인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가치로 여겨 지겠지만

나에게는 소중한 행복 선물로 느껴졌다.

 

몰론 그 책을 부탁한 사람들에게

나도 돈 한푼 안 받고 보시하는 것 이지만

그 가게는...

행복도 복사해 주는 재주가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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