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다핀 꽃 한송이/김동우
해맑은 미소를 띠고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투병 생활을 하며
자신보다 다른 환아를 더 챙겨주고
격려해주었던 아름다운 소년이 있었습니다
2년전 학교에서 농구를 하다가 갑자기 쓰러져
정밀 진단을 받은 결과
악성 뇌종양으로 진단을 받았고
수술과 방사선 치료를 받으며
어른들도 견디기 힘든 항암 치료도
아무런 문제없이 잘 견뎌 내었는데
어버이날을 하루 앞두고
소년은 부모님 곁을 영원히 떠나고 말았습니다
오늘 비보를 접하고
억장이 무너지는 슬픔을 느낍니다
소년의 부모님은
지금까지 만나본 보호자 중에서
가장 존경스러운 분들 이었습니다
늦은 나이에 얻는 금쪽같은 아들을 위하여
세상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동원하자고 하였고
그 열정과 사랑으로 한 때는
기적과 같은 일도 있었지만
고약한 암 덩어리는 이 착한 소년을
기어코 하늘로 데리고 갔습니다
두 달전 뇌종양이 악화되었지만
다시 회복 기미를 보이며
실낱같은 희망을 걸어보았는데
어찌 이리도 허무할까요
내 자식
내 새끼가 떠난 것 처럼
지금 저의 가슴이 찢어지듯이 아픕니다
부모는 자식을 살리고자
경기도 산속의 집으로 이사도 하고
이번 여름에는 마당에서
우리 모두 모여서 바베큐 파티를 하자고
약속까지 하였는데
그저 하염없이 눈물만 흐릅니다
민기야
보고 싶구나
몇 달 전에 너의 집에 갔을 때
초롱 초롱한 눈망울로 나를 응시하며
이야기 나누었던 그 때가 생각난다
민기야
이 아저씨가 너를 살려내지 못하여
정말 미안하다
이제 아픔없는 하늘나라에서
못다핀 너의 꽃을 피우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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